박사유학생
자연어에 대한 생각(작성중) 본문
며칠전 경영대 학과장님과 점심식사를 하며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영어 학습에 대해 이야기보다는 나의 생각을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사람이 언어를 학습할 때 흔히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이렇게 네 영역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전통적인 한국의 영어 교육 시스템에서는 그 중 말하기와 쓰기를 테스트하지 않는다. 이는 비단 영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국어인 한국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한국어 쓰기와 한국어 말하기 시험이 없다. 내가 수능을 치르던 2011년 2012년 즈음에는 듣기평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마저도 없어졌다고 하니, 읽기 말고는 한국어 능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은 각자 여러가지의 이유로 영어 학습에 큰 부담을 느끼며 살아간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남성들의 경우 심지어 군대를 보다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있다. 대학교를 졸업하는 20대 중후반 학생의 경우 최소한 10년은 영어공부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대부분의 경우 말하기, 쓰기는 커녕 읽기, 듣기 조차 버거워한다. 왜 이러는 것일까?
물론 단순히 한가지 이유로 귀결 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10여년간 지속되는 강압적인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후 영어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낳았을 수도 있다. 당연히 이유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해결 방법도 그만큼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법(학원)으로 과거 자신이 공부했던 방식대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며,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의 정규 교육과정을 밟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영어를 배웠다. 물론 남들이 다니는 학원도 가끔 다녔지만 외고를 다니지는 않았다. 외국에서 영어 학습을 위해 연수를 받거나 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과 한 가지 다른 점은 나는 외국어를 사랑했다는 점이다.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 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무척 즐긴다.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기껏해야 남북한 인구 합쳐도 1억도 안된다. 영어를 활용하면 그보다 몇십배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 그만큼 더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고 나의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영어를 사랑했다. 이 광활한 우주의 끝자락에 위치한 태양계 중에서도 지구라는 행성에 고작 대한민국에서만 살다가 대한민국 사람들과만 어울리며 살다 죽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외계인과 얘기를 해보지는 못 할 망정 적어도 같은 행성에 사는 지구인들끼리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경험은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나는 외국어 공부를 사랑했지만 나도 보통의 수험생들과 비슷하게 수능 영어는 싫었다. 재미도 없었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래도 나만의 방식으로 계속 영어 학습을 한 결과 적어도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 치고는 말하기와 쓰기부분은 비교적 잘 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많은 친구들을 보며 느낀 점은 사람들은 영어로 앞서 말한 네 가지 영역 말고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언어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본질적인 부분은 우리의 생각이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가 우리 생각의 영역이라면 언어는 그 이데아를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성대의 근육과 혀 및 구강구조를 잘 활용하여 공기의 흐름을 적절히 통제하여 특정한 소리를 발생시켜서 우리는 말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문자로 글을 적어 정보를 기록한다.
나는 사람들이 언어와 문자를 잘 통제하여 자신의 생각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잘 표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물론 나부터 좀 그럴 수 있기를 )